어떻게 독학이 삶의 무기가 되는가(지적 전투력을 높이는 독학의 기술)

1.
독학의 기술이 인풋의 기술이 아닌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진행되어 지식의 감가상각이 급속하게 일어나는 현재와 같은 세상에서는 고정적인 지식을 획득하기 위한 독학법은 부담만 클 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늘날 인풋된 지식의 대부분은 짧은 기간 안에 ‘지식으로서의 전성기’가 지나버리기 때문이다
2.
책은 독학을 ‘동적인 시스템’으로서 파악함으로써 철저하게 ‘지적 전투력’을 높이는 목적으로 썼다.
3.
“독학의 기술은 기억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4.
‘기억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했다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뇌의 외부화’이다. 이는 한번 인풋한 정보를 나름대로 추상화 및 구조화한 후에 정리해 축적하는 것을 의미한다.
5.
그럼으로써 ‘기억하는 것’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지적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이 시스템의 핵심이다.
6.
“‘앎’이라는 것은 시대에 뒤처지고 있다.”
7.
현대 사회는 ‘산업 증발의 시대’이다. 오늘날 많은 산업 분야와 기업에서 ‘혁신’이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 혁신을 목표로 한다면서도 혁신이 이루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혁신의 귀결은 ‘산업의 증발’이라는 사태이다.
8.
혁신의 결과로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면 그 산업에 종사하던 많은 사람들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신의 전문 영역이나 커리어를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때 ‘독학의 기술’을 익힌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생길 것이 당연하다.
9.
지금까지 60세 전후였던 은퇴 연령이 70~80세가 된다는 말이다. 이것이 첫 번째 변화다.
10.
두 번째 변화는 기업과 산업의 ‘전성기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11.
넷째, 두 개의 영역을 아우르고 결합할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12.
요즈음 인재 육성이나 조직 개발 영역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파이π형 인재의 중요성이다. 파이형 인재란 글자 그대로 ‘두 개 영역의 스페셜리스트로서의 깊은 전문성’이 ‘제너럴리스트로서의 폭넓은 지식’을 떠받치고 있는 인재를 말한다.
13.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언급하고 싶다. 바로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지적인 혁명가’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14.
전문화가 진행될수록 전문성의 경계를 넘어 움직일 수 있는 정신 능력이 중요해진다. 그 능력을 부여하는 유일한 것이 교양이다. 그러므로 과학적인 지식과 기술, 교육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교양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15.
지적은 특히 독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명심해두는 것이 좋다. 이 말은 독학하는 사람이 빠지기 쉬운 두 가지 함정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16.
역사를 배우면 지적 전투력이 높아진다. 그것은 역사가 사례 연구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17.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현실의 문제는 유일무이한 것처럼 보이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비슷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18.
“바보는 경험에서 배우고 현자는 역사에서 배운다.”
19.
‘독학의 메커니즘’의 틀에 맞추어 생각해보면, 인풋은 ‘배움’에 해당하고 추상화 및 구조화는 ‘생각’에 해당한다. 이 둘이 균형 있게 기능해야만 비로소 지적 전투력의 향상과 직결되는 독학의 시스템이 완성된다.
20.
현재 사회는 정보 과잉인 상태이기 때문에 지적 생산 시스템의 핵심은 ‘인풋한 양’보다는 ‘인풋한 밀도’에 있다.
21.
독학이라고 하면 ‘책으로 하는 공부’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독학에는 다양한 인풋 소스가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22.
질문이 없다면 배움은 없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기 위해 독학을 한다. 독학의 목적은 새로운 앎보다도 새로운 질문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23.
“아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알고 있는 대로 처신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사마천, 《사기열전》
24.
모두 비판적인 태도 없이 읽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독서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말들이다. 무비판적인 수용형 독서를 되풀이하면 확실히 ‘박식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영역을 넘나들며 유연하게 지성을 발휘하는 지적 전투력을 획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25.
획기적이고 창조적인 업적을 올리는 개인이나 조직을 보면, 그가 서 있는 위치는 다른 누구도 서 있을 수 없는 독특한 요소의 ‘곱셈’인 것을 알 수 있다.
26.
미국에서 시작된 록 × 영국풍의 모즈 스타일 의상 비틀즈 ㆍ 디자인 × 테크놀로지 애플 ㆍ 저가의 남성복 소재 × 최고급 오트 쿠튀르 샤넬 ㆍ 클래식 작곡기술 × 팝 음악 사카모토 류이치
27.
인문과학이나 자연과학 전반에서 대발견의 역사를 보면, 혁신 그 자체를 체계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혁신이 일어나기 쉬운 조직을 만드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혁신이라는 건 꽃과 같은 것이라 그것 자체를 인위적으로 만들 수는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꽃을 키우기 쉬운 토양과 환경을 마련해 충분한 영양과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뿐이다.
28.
스티브 잡스는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당신은 어떻게 해서 혁신을 체계화했습니까?”라고 묻자 바로 “그런 걸 하면 안 된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29.
독서를 그 사람의 독특한 지적 전투력에 얼마나 연결시킬 수 있는지 여부는 바로 이 감각을 느끼는 감도에 크게 좌우된다. 사냥꾼이 수풀 건너편의 사냥감의 존재를 알아채는 감각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지적인 행위인 독서에도 이런 야성적인 감각이 필요하다.
30.
“장래를 미리 내다보고 점과 점을 연결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나중에 짜 맞추는 것뿐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언젠가 인생의 어딘가로 이어져 열매를 맺을 거라고 믿는 수밖에 없다.” 스티브 잡스(스탠퍼드 대학 졸업 연설에서)
31.
이 기회비용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답은 하나밖에 없다. 아직 누구에게도 “책을 써주세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도움을 요청하다”라는 말을 듣지 않는 시기, 시간이 남아나는 시기에 마음껏 인풋을 하는 것이다.
32.
인생에서 대량의 인풋이 가능한 시기는 다른 사람에게 아웃풋을 요구받지 않는 시기, 인풋을 하기 위한 기회비용이 적은 시기이다. 그리고 아웃풋을 요구받을 때 그 사람만의 독특한 지적 아웃풋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여부는 이 시기의 인풋으로 축적한 것에 달려 있다. 젊을 때 목적 없이 마구잡이로 공부하는 것이야말로 지적 생산력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다.
33.
“독서법은 단 한 가지, 닥치는 대로 읽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나도 이 의견에 대찬성이다. 독서법은 그것밖에는 없다. 바꾸어 말하자면, 호기심을 잃지 말라는 말이 될 것이다. 특히 젊었을 때는 절대적으로 닥치는 대로 읽을 필요가 있다. 극단적으로 말해 닥치는 대로 읽는 시기가 없는 사람은 대성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야마구치 히토미, 《속 예의작법입문》
34.
깊이와 넓이는 서로 대립한다. 깊고 넓게 읽는다는 것은 일종의 모순이다. 넓게 읽으면 반드시 얕아지고, 깊게 읽으면 반드시 좁아진다. 그리고 그 사람의 지적 생산의 바탕이 되는 축적은 얄팍한 독서에서는 얻을 수 없다. 깊이 있는 책을 그야말로 저자와 맞붙을 듯한 기세로 읽음으로써 그 독서 체험이 결정화되어 지적 축적에 공헌하는 것이다.
35.
앞에서 나는 인풋된 내용은 모두 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풋된 내용을 망각하지 않고 정착시키는 효율적인 독서법이 있다. 바로 ‘관련 분야를 묶어서 읽기’다. 어떤 분야의 책을 한 시기에 몰아서 읽으면 한 권 한 권의 내용이 상호 연관되어 보다 단단히 머릿속에 정착된다. 이때 책과 책 사이에는 메타포(metaphor: 은유)의 관계와 메토니미(metonymy: 환유)의 관계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 지식의 구조화가 한결 쉬워진다.
36.
일을 잘하는 사람 대부분은 너무 바빠 두툼한 고전 문학이나 난해한 철학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37.
중국 전한 시대의 역사가인 사마천은 《사기열전》에서 “아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알고 있는 대로 처신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38.
독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인풋하지 않을 정보를 정하는 것이다.
39.
독학 시스템의 아웃풋을 향상시킨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흐르는 상태에서 시스템의 핵심은 인풋된 정보의 양보다는 그것을 추상화하고 구조화하는 처리 능력에 달려 있다.
40.
인포메이션이 단순히 정보를 가리키는 말이라면, 인텔리전스는 그 정보로부터 시사와 통찰을 얻을 수 있으며, 그 시사와 통찰에 의해 의사결정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41.
정보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마 정보처리에서의 핵심이 정보의 양이었던 시절의 잔재일 것이다
42.
빅데이터라는 이름 때문에 데이터의 양이 핵심인 것처럼 보이기 쉽지만 사실은 누구라도 접속할 수 있는 대량의 데이터에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통찰을 추출해낼 수 있는 방법, 즉 ‘정보처리 능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43.
이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학습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44.
즉, 식견이 있는 사람을 만나 그 사람으로부터 가르침과 지식, 견문을 얻는 것은 가장 효율적인 학습 방법이라는 것이다. 식견이 있는 사람을 직접 대면하고 가르침을 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45.
사람의 호기심에는 일종의 임계밀도가 있다. 호기심은 질문을 잔뜩 갖고 있다는 것이지만, 질문은 모르는 데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알고 나서야 생기는 것이다.
46.
그래서 배워서 알고 있는 영역의 경계선이 조금씩 넓어짐에 따라 미지의 전선도 넓어지게 되어, 결과적으로 질문의 수는 점점 늘어나게 된다.
47.
“식욕이 없는데 먹으면 건강을 해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욕구를 동반하지 않은 공부는 오히려 기억을 훼손한다.”
48.
사람들이 만능 천재라고 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막대한 양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기에는 많은 스케치와 고찰이 담겨 있지만, 그 노트 안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49.
이 ‘마음에 떠오른 질문’을 제대로 잡아내는 능력은 지적 전투력의 근간을 이루는 능력이 된다. 반복해서 이런 훈련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50.
“왜 메모가 중요하냐면 메모가 버릇이 되면 ‘느끼는 것’도 버릇이 되기 때문이다. 남보다 우월한 존재가 되기 위한 조건은 남보다 더 많이 느끼는 것이다.” 노무라 가즈야, 《노무다스 승자의 자격》
51.
“과학은 사실의 집합이다. 집이 돌로 지어지듯 과학은 사실로 이뤄진다. 그러나 돌을 쌓아 올렸다고 해서 집이 되는 것은 아니며, 사실을 모았다고 해서 반드시 과학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앙리 푸앵카레
52.
종신 고용
53.
지적 축적을 풍부하게 만들어 지식의 시간과 공간 축을 넓히면 눈앞의 상식이 ‘지금, 여기’만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는 ‘상대화’가 가능해진다. 상식을 상대화할 수 있으면 혁신이 가능해진다.
54.
책에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뭔가를 써 넣으면 물론 책이 더러워지지만, 오히려 ‘얼마나 아름답게 더럽힐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된다. 책을 소재로 삼아 자신이 살아 있다는 증거를 예술 작품으로서 어떻게 남길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55.
책이라고 하는 것은 사 온 시점에서는 미완성인 작품이며, 독자와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이런저런 것을 써 넣는 것으로 작품으로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56.
옮겨 적기는 노트에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지만, 비즈니스맨의 지적 생산이라는 문맥에서 생각해보면 이는 적절하지 않다. 애초에 옮겨 적기의 최대 목적은 ‘잊어버리기’ 위해서다. 잊어버리는 것으로 뇌의 작업용량을 확보해 눈앞의 지적 생산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필요한 때가 되면 외부의 지적 축적에서 정보를 다운로드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밀한 검색 기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57.
여러 번 강조했지만, 인간의 작업용량은 대단히 작아서 인풋한 정보를 모두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인풋한 정보를 정리, 보존해 필요한 상황에 적절한 정보를 꺼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과거에 작성한 독서 노트를 다시 읽는 것은 작업뇌의 신선도를 꽤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58.
다시 읽게 되는 부분은 과거의 방대한 독서 가운데에서 엄선된 문장이기 때문에 읽을 때마다 여러 가지 깨달음이나 시사를 얻을 수 있다. 또 읽을 때마다 떠오르는 시사점을 추가해 적으면 독서 노트는 차츰 진화하게 된다.
59.
10년 전에는 유효했던 콘셉트나 프레임워크가 점점 시대에 뒤처지고, 빠른 속도로 새로운 콘셉트나 프레임워크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60.
“사람은 단순히 알고 있는 것에 의해 앞일을 꿰뚫어 보는 지혜를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됨에 의해 그렇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61.
“생각해보면 나는 가치 있는 모든 것을 독학으로 배웠다.” 찰스 다윈
62.
교양의 영어 표현 ‘리버럴 아트liberal art’의 ‘리버럴’이란 자유롭다는 의미다. ‘아트’는 기술이다. 즉, ‘리버럴 아트’라는 것은 ‘자유로운 기술’을 뜻한다.
63.
교양은 지적 전투력의 기초 체력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64.
세상이라는 것은 변덕스럽게 사람을 배신하는 법이다.
65.
영역을 넘어서는 것은 리더로서 필수적인 요건이다. 한 영역의 전문가로서 계속 일하는 것만으로 리더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리더로서의 그릇을 키운다는 것은 말 그대로 ‘비전문가’가 되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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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세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점점 ‘비전문가가 되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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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알기 쉽게 말하자면, 철학은 ‘의심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철학사를 살펴보면 철학자들이 마주해온 물음은 기본적으로 다음의 두 가지밖에 없다.
68.
중요한 핵심은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앞장에서 경제학을 배우는 것의 의미를 설명했지만 경제학, 특히 고전경제학에서는 인간을 ‘합리적인 존재’로 가정한다. 시장을 구성하는 플레이어인 각 개인을 ‘경제적 이득을 최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존재’로 가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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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고 하는 것은 고차원의 메타포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메타포를 배우기에는 최적의 소재다.
70.
개신교 정신이라는 것이 신자에게 요구하는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식이 현재 세계의 비즈니스가 요구하는 것과 일치하는 면이 많기 때문이다.
71.
이중 권력 구조에 관한 역사적 정보를 추상화하면 어떤 시사와 통찰을 얻을 수 있을까? “모든 체계에는 권력의 과도한 집중을 막기 위한 균형 유지 시스템이 작동한다”라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다. 바로 이것이 1차 정보의 추상화다. 이때 추상화된 정리는 특별히 진실일 필요는 없다. 가설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가설은 “~는 아닐까?” 하는 질문으로 설정되지만, 이런 질문은 인풋의 감도를 높여 독학 시스템의 생산성을 높이는 큰 요인이 된다. 질문이 없
72.
귀중한 시간을 뚜렷한 전략도 없이 소비해버릴 수는 없다. 독학으로 어떤 영역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과 견해를 얻으려면 반드시 어느 정도 이상의 공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뇌과학에 대해 식견을 얻고 싶다면, 최소 다섯 권 정도의 입문서와 다섯 권 정도의 전문서는 읽어낼 필요가 있다. 어떤 영역이든 그 영역을 독학으로 공부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열 권 정도의 인풋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73.
스티브 잡스를 비롯해 높은 수준의 창조성을 발휘한 사람들은 대부분 “새로운 아이디어는 새로운 조합에 의해 생겨난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독학의 전략에서 반드시 가슴에 새겨두어야 할 지적이다. 이 책의 서두에서 크로스오버 인재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지만, 이것은 배움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74.
둘은 정보의 구체성, 즉 육하원칙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느냐는 점 말고는 큰 차이가 없다. 즉,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시사와 통찰은 비슷할 수 있다. 대치 상황에서는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제3자를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둘 모두 얻어낸 상태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입장을 생각해보면 큰 차이가 있다. A의 주장은 아무래도 믿음직하지 않고, B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처럼 지적 전투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에서 육하원칙을 확실하게 아웃풋에 엮어 넣는 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인간의 작업기억 용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풋한 정보를 모두 머릿속에 기억할 수는 없다.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과거의 인풋 중에서 ‘바로 그 정보’를 정확하게 꺼내 오기 위해서는 테마에 맞게 축적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효율적인 인풋과 축적 모두 독학의 전략이 얼마나 명확한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75.
쿠바의 영웅 체 게바라는 대단한 독서광으로 책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이었다고 하다. 그런 그가 게릴라 활동을 하던 콩고의 정글에서 집에 있는 부인에게 책을 보내달라고 부탁한 편지가 남아 있다. 그런데 이 목록이 대단하다.
76.
우선 가장 중요한 건 기억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풋한 정보를 축적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은 “인풋된 정보를 머릿속에 기억한다”라고 이미지화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우리 대부분은 지극히 평범한 기억력을 갖고 있어서, 머릿속 기억에만 의지해서 지적 생산을 하면 아웃풋은 매우 빈약해질 수밖에 없다.
77.
눈앞의 세계를 ‘원래 그런 것’이라고 받아들이며 포기하지 말고 상대화해봐야 한다. 그렇게 해서 떠오른 ‘보편성의 부재’라는 관점에서 보면 반드시 의심해야 할 상식이 있을 것이다. 이때 풍부한 지적 축적은 그것을 비춰주는 렌즈로써 작용할 것이다.
78.
아이디어의 양이라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확실히 과거의 위대한 예술가나 발명가는 질뿐만 아니라 양에 있어서도 남다르게 뛰어난 실적을 남기고 있다. 피카소는 2만 점의 작품을 남겼고, 아인슈타인은 240편의 논문을 썼으며, 바흐는 매주 칸타타를 작곡했고, 에디슨은 1000건 이상의 특허를 신청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들이 남긴 지적 생산이 모두 반드시 걸작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오늘날 연주되는 모차르트나 바흐, 베토벤의 곡은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아인슈타인의 논문 대부분은 아무도 참조 문헌으로서 인용하지 않는다.
79.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밑줄을 그으라고 하면 어디에 그어야 하냐는 질문을 한다. 내 대답은 “고민하게 되면 우선 밑줄을 그어라”이다. 맨 처음 읽을 때 밑줄은 ‘이 책이 다시 읽을 가치가 있을까?’ ‘기억,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라는 기준을 잡기 위해 긋는 것이다. 맘에 드는 부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에는 고민하지 않고 밑줄을 그으면 된다. 밑줄 친 부분을 모두 옮겨 적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읽을 때에는 밑줄 친 부분을 중심으로 읽으면서 ‘옮겨 적을 만한가’라는 관점에서 평가하고, 꼭 옮겨 적어야 할 것 같다면 그 부분만 옮겨 적으면 된다. 내 경우에는 밑줄을 그은 부분을 다시 한 번 읽고, ‘역시 재미있군’ 혹은 ‘역시 중요하군’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메모를 붙인다. 이때 메모를 붙이는 위치를 중요한 부분의 맨
80.
‘지적 전투력의 향상’
81.
옛날에는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이 서당이라는 한곳에 모여 각자 공부를 하면서 교사는 그것을 지원하는 형태로 교육이 이루어졌다.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는 다소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역사적으로는 이러한 교육 시스템이 훨씬 더 오래 이어졌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교육 시스템은 어떻게 변화되어갈까? 나는 아마도 예전의 서당과 같은 형태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세계 제일의 학력을 자랑하는 핀란드 의무교육의 구조는 이미 이러한 ‘서당식’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세계에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웹상의 학교인 ‘칸 아카데미”
82.
칸 아카데미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학교에서는 지금까지와 같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가정에서 보조적인 학습을 하는’ 형태를 역전시켜 ‘수업은 가정에서 칸 아카데미를 시청함으로써 이루어지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만 학교에서 선생님께 배우는’ 구조로 교육이 바뀐다. 당연하게도 이런 구조를 채택하면 학교에서는 각각의 학생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교사가 지원해줄 수 있다. 이런 교육 시스템의 변천 과정을 변증법의 구조로 정리해보면 어떻게 될까? 우선 중세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일본에서 채택했던 서당 시스템이 명제 A가 된다. 하지만 이 구조는 메이지 정부의 교육 방침과는 맞지 않았다. 효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다수의 학생을 모아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는 마치 공장처럼 일률적인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호적에 기초해 특정 연령이 되면 획일적으로 같은 내용을 가르치는 구조가 필요해졌고, 이것은 최초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안티反테제로서 명제 B가 된다. 그리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교육 혁명은 다시 ‘개별 학생의 관심과 향상도에 맞추어 교사가 교실에서 지원하면서 학습을 진행하는’ 형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이렇게 돌아가는 게 단순한 ‘원점 회귀’가 아니라 ‘발전적 원점 회귀’라는 점이다. 테제가 제시되고, 그것에 대한 안티테제가 제시된 다음, 양자의 모든 특징을 아우르는 새로운 명제, 즉 진테제가 제안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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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경영학을 독학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기본은 정석 중의 정석을 확실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정석이 되는 책을 확실하게 자기 것으로 만든 다음에는 자신의 일과 관련된 영역을 업데이트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84.
고전이나 원전을 시간을 들여 꼼꼼하게 읽고, 저자의 사고 프로세스를 받아들임으로써 경영의 사고방식을 감각으로 배워나가는 것이야말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요약판이나 해설서라는 것은 이 사고의 프로세스를 생략하고 프레임워크나 키워드만 소개하고 있는 것이라 그런 지식을 아무리 기억한다고 해
85.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는 재능은 사물의 관련성을 찾아내는 재능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는 기존의 걸 조합하는 것으로밖에 만들어낼 수 없다는 의미이다.
86.
‘가치’라는 개념의 본질에 대해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을 확실하게 파악